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7이 출시된지 1년이 지났습니다. 얼마전 한국MS에서는 윈도7의 국내 판매량이 400만 카피라고 밝히며 고무적인 기록을 낸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한국MS에서는 윈도7을 ‘웹’, ‘소셜’, ‘클라우드컴퓨팅’을 모두 아우르는 운영체제로 만들겠다는 전략도 발표했습니다.

이 전략은 인터넷익스플로러(IE)9으로 ‘웹’ 영역을 담당하고, 윈도 라이브 에센셜을 바탕으로 ‘소셜’과 ‘클라우드컴퓨팅’을 구현한다는 계획이죠.

그러나 여기서 의아한 점이 있습니다.

IE9과 윈도 라이브 에센셜 모두 윈도비스타 이상의 운영체제에서 사용이 가능합니다. 윈도XP 사용자는 최근에 출시된 MS의 신규 소프트웨어의 사용은 커녕 설치조차 불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미국 리서치업체인 넷애플리케이션스 조사에 따르면 전세계 윈도XP 점유율은 여전히 60%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에 비해 10%p 하락하긴 했으나 여전히 전체시장에서 절반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윈도XP입니다.

아직까지 많은 사용자가 남아있는 윈도XP의 지원을 일체 중단한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요?(여기서 지원은 윈도XP SP3에 대한 지원이 아닌 신규소프트웨어에 대한 지원을 의미합니다. 윈도XP의 공식적인 지원은 오는 2014년까지입니다.)

우선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입장은 이렇습니다.

“IE9을 비롯해 윈도 라이브 에센셜은 윈도비스타부터 지원하는 기능이 대폭 탑재돼 있어 어쩔 수 없는 판단이었다”

이는 사실입니다. IE9이 가장 자랑하는 부분은 그래픽 가속 기능이고, 이 기능은 윈도비스타부터 지원하는 기능입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해당 운영체제에 탑재돼 있지 않은 기능은 빼버리고 배포하면 안될까요?

운영체제별로 드라이버, 소프트웨어를 충분히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기업이 단지 ‘그래픽 가속기능’이 없다고 애초에 윈도XP용 버전을 배포하지 않는 것은 윈도XP 사용자들에게는 불행입니다.

저는 윈도XP와 함께 구글 크롬과 파이어폭스, MS IE6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IE6나 IE8이나 큰 차이가 없고, 주로 사용하는 용도가 아이러니 하게도 ‘비표준 웹환경’에서 사용하기 위해서입니다.

만약 IE9베타가 윈도XP용으로 출시됐다면, 아마 저는 IE9베타를 사용했을 것입니다. IE9베타는 상당히 빠르고 웹표준도 잘 지키는, 매력적인 브라우저임에는 분명합니다.

다시 본론으로 넘어가서 MS가 IE9베타 출시때 내건 슬로건은 ‘웹의 아름다움’이었습니다. 윈도XP 사용자들은 ‘웹의 아름다움’을 느끼기 위해서는 IE를 아예 쓰면 안됩니다. 윈도XP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최신버전의 IE는 IE8버전이기때문이죠.

IE8은 웹표준성과는 거리가 먼(?) 브라우저입니다. CSS와 자바스크립트, XML 등 웹 표준 항목과의 호환성을 테스트하는 ‘Acid3’에서 ‘애플 사파리4 베타’는 100점을 맞은 반면 IE8은 20점의 점수를 받았습니다. 구글 크롬 역시 95점을 넘어섰지요.

그래서 이번에 출시된 IE9베타의 경우는 웹표준에 많은 신경을 쓴 모습입니다. Acid3 테스트에서 95점을 기록하며 ‘웹표준’을 지킨 브라우저라고 열심히 홍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설치·사용은 윈도7부터 가능하니 문제가 된다는 것이죠.

자, MS의 입장을 이렇게 정리하면 될까요?

“윈도XP 사용자들은 ‘웹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기 위해서, 안타깝지만 타 브라우저를 사용하거나 윈도7을 구입하세요”

라고 말이죠.

국내를 비롯해 해외에서도 IE9베타의 평가는 상당히 좋은편입니다. 컴퓨터월드를 비롯한 많은 외신들은 “IE9의 기능은 기대했던 것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준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끝에는 단서가 붙어있습니다 “그러나 IE9의 점유율 상승에 가장 걸림돌이 되는 부분은 아직까지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운영체제인 윈도XP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고 꼬집었습니다.

이미 전세계 IE 점유율은 50%이하로 떨어졌습니다(스탯카운터 9월 49.87%). 자사의 새로운 운영체제를 판매하기 위한(?) 전략일지도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IE의 점유율은 계속해서 하락할 것으로 보입니다.







2010/10/26 08:17 2010/10/26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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